뇌사 20대 이진주 씨, 100여명에게 생명 나누고 하늘로
짤박스 2022-10-27 15:16:29 | 조회: 2856
[헤럴드경제=민성기 기자] 갑작스럽게 뇌사 상태가 된 20 대 여성이 100 여 명에게 생명을 나누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15 일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에서 이진주( 29 ) 씨가 인체조직기증을 통해 100 여 명의 환자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하늘나라로 떠났다고 27 일 밝혔다.
기증원에 따르면 이진주 씨는 지난달 13 일 지인들과 식사 도중 갑자기 쓰러졌다.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뇌사 추정상태가 됐다.
느닷없는 비보에 힘들어했던 가족들은 이씨의 마지막이 누군가를 돕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기억되길 바라는 마음에 기증을 결심했고, 이씨는 지난 15 일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에서 인체조직을 기증한 후 하늘나라로 떠났다.
강릉에서 1남 1녀의 장녀로 태어난 이씨는 차분하고 내성적인 성격이었지만, 주변의 어려운 사람을 보면 먼저 다가가 도움을 주는 따뜻한 마음씨를 가졌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아버지 이윤식 씨는 "아이들이 어렸을 때 엄마와 헤어지고 혼자 키워서 딸을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며 "외부로 돌아다녀야 하는 직업 탓에 애들을 잘 챙기지 못한 게 한이 된다. 진주가 10 살 때부터 동생을 데리고 밥을 해 먹었다"고 전했다.
아버지 이씨는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의료진의 말을 듣고 이대로 진주를 보낼 수는 없었다. 마지막 가는 길이 누군가에게 희망이 되고 따뜻한 사랑을 나눈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랐다"며 "어려운 이를 돕는 것을 좋아하던 아이였으니 하늘에서 기뻐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진주 씨가 남긴 인체조직은 조직 손상으로 장애가 있는 100 여 명의 환자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고 기증원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