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르는 여성을 엘리베이터 안까지 쫓아가 ‘몰카’를 찍은 20대 남성에게 대법원이 무죄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성폭력범죄처벌법상 카메라 등 이용촬영 혐의로 기소된 유모(29)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북부지법에 돌려보냈다고 24일 밝혔다.
유씨는 애초 2013년 11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49건의 몰카를 촬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가운데 지하철 전동차 안에서 청바지를 입거나 스타킹을 신은 여자의 다리 부분을 촬영한 48건은 1·2심 모두 무죄 판결이 났다.
노출이 거의 없고 특정한 신체 부위를 부각시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피해자 A(24)씨가 신고한 사진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찍은 것이다. 피해자의 얼굴은 나오지 않은 채 상반신이 촬영됐다. 1심 무죄, 2심 유죄로 판결이 엇갈린 가운데 판결을 받아 대법원까지 갔다.
유씨는 경찰에서 “좋아하는 스타일이어서 따라갔다 엘리베이터를 타기에 나도 모르게 탔고 몰래 촬영했다”고 진술했다. 당시 A씨는 몰카 촬영을 눈치 챘으나 두려워 모른 척 하다 이튿날 CCTV 영상을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법정에서 “성적 수치심을 느꼈고 몸만 촬영됐기 때문에 성적인 느낌을 가지고 촬영했다고 판단한다”고 증언했고 이를 받아들여 2심 법원은 유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유씨 행동이 부적절하고 불안감과 불쾌감을 유발한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촬영된 신체 부위가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들 관점에서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가슴 부위를 강조하지 않았고 특별한 각도나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 시야에 들어오는 부분을 그대로 촬영했기 때문이 무죄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