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지에 안 넣으면 규정 위반
맹인 안내견만 예외적 허용
대학원생 구모(26) 씨는 최근 지하철을 타고 귀가하다가 객차 안에서 개 짖는 소리가 들려 깜짝 놀랐다.
주위를 둘러보니 40대 여성이 안고 있는 개 한 마리가 지하철에 승객들이 탑승할 때마다 짖어대고 있었다.
많은 승객이 케이지(이동장)에 넣지도 않은 개를 보고 무서워했고, 일부는 개를 피해 자리를 옮기거나 아예 다른 칸으로 이동하기도 했다.
이 여성은 개를 조용히 시키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았고, 다른 승객들은 개가 내릴 때까지 계속 불편을 겪어야 했다.
구 씨는 “애완동물을 태우려면 케이지에 넣어야 한다는 기본 상식은 물론, 자신의 행동이 잘못됐다는 인식조차 없는 것 같다”며 “주인에게는 사랑스러운 애완견이겠지만, 누군가에게는 싫거나 무서운 동물일 수도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월에는 시베리안허스키로 보이는 큰 개가 지하철 객차 안을 활보하고 다닌다는 민원이 서울교통공사에 접수되기도 했다.
평소 개를 무서워했던 승객은 자신보다 큰 개가 지하철 안을 돌아다니고 있다며 ‘도대체 개가 어떻게 지하철까지 들어왔는지 알아봐 달라’고 민원을 제기했다.
맹인 안내견을 제외한 애완동물을 케이지에 넣지 않고 지하철을 타는 행동은 명백히 규정 위반이다.
여객운송약관 34조에 따르면 동물은 케이지에 넣은 상태로만 동반 탑승이 가능하다.
그렇지 않으면 ‘휴대금지 품목’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규정을 어겨도 부과금 5400원만 내면 된다.
이 때문에 실효성이 없는 규정이란 지적이 나온다.
지하철에서 내리다가 개를 안고 있던 승객과 마주친 경험이 있는 회사원 이모(27) 씨는 “적발되더라도 54만 원도, 5만4000원도 아니고 달랑 5400원 내면 끝이라니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이 씨는 “이래서야 주인들이 번거롭게 애완동물을 케이지에 넣어서 들고 타려고 생각하겠느냐”고 꼬집었다.